한일 통화 스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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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통화 스와프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국민의힘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5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언급하면서 새 정부도 한미간, 한일간 중단된 통화스와프 재개 등 본격적인 경제협력에 착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위기상황으로 미 연준이 빅스텝을 공식화하면서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환율도 급등했다"며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물가도 급등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상하이 봉쇄 등 경제 환경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최고위원은 "대외 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는 하루하루가 살얼음"이라며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청와대는 적절한 경제 대책은커녕 문재인 정권에서 경제가 비약적으로 한일 통화 스와프 성장을 이뤘다는 식으로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문재인 정권은 무책임과 무능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MSCI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시장 개방을 운운하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일 통화 스와프 청와대와 홍 부총리는 정권 말기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마지막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정권 홍보를 위한 자화자찬은 당장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도 당면한 외환·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한미일 삼각 협력과 함께 2021년 중단된 한미 통화스와프와 2015년 중단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등 본격적인 한미일 경제협력에 착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화스와프는 ‘은밀하게 위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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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 금융팀장

2017년 10월 12일(한국시간 10월 13일). 이른 저녁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급하게 연락이 왔다.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업무 만찬에 참석한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당시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한다는 것. 만찬 중간에 행사장 밖으로 나온 두 사람은 부랴부랴 모인 기자들 앞에서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을 밝혔다.

금융시장 불안, 원화 약세 지속에
한·미 통화스와프 상시화 주장도
역효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당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한창일 때였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는 불투명했다. 만기일(10월 10일) 아침 “사실상 연장 합의”란 중앙일보의 단독 보도에 이 전 총재가 “(통화스와프는) 협상 ‘상대’가 있고 아직 모든 게 완결되지 않았다”고 말한 지 나흘 만의 공식 확인이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게 들은 전말은 이랬다. 양국은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한 달 전인 그해 9월에 연장에 합의했다. 다만 저우샤오촨(周小川) 당시 중국인민은행 총재가 사드 등 외교 문제가 걸려 있어, 연장 사실의 공식 발표를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측은 연장 합의를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워싱턴 G20 회의에서 중국 측과 만나 설득한 끝에 약식 간담회를 했다는 이야기다.

2017년 10월12일(현지시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업무만찬 중 잠시 나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ㆍ중 통화스와프의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2017년 10월12일(현지시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업무만찬 중 잠시 나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ㆍ중 통화스와프의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5년 전의 한일 통화 스와프 상황을 되짚은 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이어지면서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상시 개설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원화 가치가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 통화스와프 체결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카드다.

걱정스러운 건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혹은 부활 주장이 통화스와프의 ‘상대’를 변수로 놓지 않은 채 우리의 필요만을 앞세운 일방통행식 당위로 흐르는 듯해서다. 한국은 ‘달러 우산’ 아래로 들어가면 안전하다. 반면에 미국이 우산을 펴줄 것이냐는 다른 문제다. 실제로 미국과 맺은 두 차례의 통화스와프는 한국만큼이나 미국의 필요가 작용했다.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단 의미다.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하던 2020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당시 상황은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이 쓴 『격변과 균형』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2020년 3월 19일. 외환시장이 한일 통화 스와프 개장했는데 1분간 달러를 팔겠다는 주문이 한 건도 없었다. 기재부와 한국은행의 구두개입에도 환율은 1296원까지 급등했다. 외환시장의 패닉을 종결시킨 건 한·미 통화스와프였다. 우리가 체결을 위한 방문 노력을 하기도 전에 이날 밤 미국에서 체결한다고 연락이 왔다. (신흥국 등의) 1조 달러 미국 국채 대량 투매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 『대통령의 시간』에 따르면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은 강만수 당시 기재부 장관이 “한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내다 팔면 통화스와프 없이도 위기관리가 가능하다”한일 통화 스와프 고 압박하며 가능했다.

달러 부족으로 인한 외부 위험의 전이를 막기 위한 미국의 조치가 통화스와프였던 셈이다. 프랑스의 싱크탱크 국제정보전망연구소가 “통화스와프를 통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전 세계의 최종 대부자 역할을 맡게 됐다”고 한 이유다.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며 유동성을 흡수하는 Fed가 통화스와프를 가동할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하는 건 그 연장선에서다.

그 때문에 한·미 통화스와프 공론화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하면 오히려 한국 경제에 문제가 있다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위안부 소녀상 설치)와 한·중 통화스와프(사드)에서 봤듯 통화스와프는 경제·금융과 정치·외교가 맞물린 고도의 퍼즐 맞추기다. 어느 영화 제목처럼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모토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팩트체크] 한미통화스와프, 文정부 때 한미 관계 나빠져 종료됐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12일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금융위기 때 이명박 정부와 미국의 사이가 굉장히 좋아 한미 통화스와프를 맺게 된 건데,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한미 관계가 나쁘니까 종료가 됐다.

다음 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방한 때 한미 통화스와프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고공행진 하는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꼭 성사되기를 바란다는 답변을 하면서 한 말이다.

이는 이명박 정부 때 어렵사리 맺었던 한미 통화스와프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책 때문에 중단됐다는 지적으로 들린다.

실제로 한미 통화스와프가 양국 관계 악화 때문에 중단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팩트체크] 한미통화스와프, 文정부 때 한미 관계 나빠져 종료됐다?

한국은행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 30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외환위기 재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양국 간의 첫 통화스와프였는데 한일 통화 스와프 외환시장을 안정시켜 위기를 모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는 단기적인 외환 유동성 위기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시한이 6개월이었는데 6개월, 3개월 두 차례 연장한 끝에 15개월 만인 2010년 2월 1일 종료됐다.

그로부터 10년 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다시 위기가 찾아오자, 양국 중앙은행은 2020년 3월 19일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이번에도 한미 통화스와프는 즉각적인 효력을 발휘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위기를 무사히 넘기는 데 역할을 했다.

두 번째 한미 통화스와프도 6개월 시한이었으나 6개월, 6개월, 3개월 세 차례 연장한 끝에 21개월 만인 2021년 12월 31일 종료됐다.

두 번째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실제로 국내 조달한 자금은 첫 두 달간 총 200억달러에 그쳤다.

나머지 기간은 달러 자금 수요가 없음에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계약을 연장해오다 통화스와프를 더 이상 유지할 유인이 사라지자 종료한 것이다.

두 번째 한미 통화스와프가 종료될 때도 미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우려 등으로 통화스와프가 추가로 연장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팩트체크] 한미통화스와프, 文정부 때 한미 관계 나빠져 종료됐다?

통화스와프는 국가 간 단기자금 융통을 위한 통화교환협정으로 양국 중앙은행이 현재의 환율로 필요한 만큼 자국 통화와 상대방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서 계약된 환율에 따라 원금을 재교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미국은 달러 자금 유출로 어려움에 부닥친 신흥국들의 위기가 선진 경제권으로 파급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한일 통화 스와프 선제적 수단으로 통화스와프를 이용하는데 신용도가 높은 주요 신흥국에만 제공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한국 외에 호주,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총 9개 주요 신흥국과 거의 동시에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고 종료도 동시에 했다.

정리해 보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종료를 한미 양국 간의 친소 관계로만 해석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명박 정부 한일 통화 스와프 때의 한미 통화스와프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 때의 한미 통화스와프도 종료 원인을 한미 관계 악화에서 찾긴 어려워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2009년 말 한미 통화스와프 종료를 예고하면서 미국이 전 세계 자금흐름상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는 판단에 따라 비상조치였던 통화스와프를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미국도 리먼발 금융위기임에도 한미 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수 있었던 건 한미동맹이 굳건했기 때문"이라며 "작년 말 한미 통화스와프가 재연장됐으면 지금의 위기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란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자 정치적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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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만난 韓·日 재계…“수출규제 폐지·통화 스와프 계약 재개해야”

한일 재계는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진행돼야 양국의 경제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치 외교적 측면에서 양호하고 안정된 관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공감했다.

4일 오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서울 전경련 회관에서 제29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코로나19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자 양측은 양국 경제협력을 위해 대면회의가 필요하다고 합의했다. 이에 양측은 3년 만에 한일재계회의를 재개했다.

양측은 민간교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한일 통화 스와프 한일 정상회담을 통한 안정적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의 폐지, 한일 통화 스왑 계약 재개, 한국의 CPTPP 가입 등 두 나라 경제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통화스왑은 2015년을 끝으로 중단된 뒤 양국 간 외교 마찰로 아직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 회장은 “오늘 한일재계회의가 현재의 어려움을 뚫고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여는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도 “일본 경제계는 한일 정상과 정부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길 강력히 기대한다”면서 “한일 양국간 경제 교류와 인적 교류는 정치 외교적 측면에서 양호하고 안정된 관계 구축이 우선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극심해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앞으로도 한일 양국 기업들이 절차탁마하며 공조해 나가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한일양국은 에너지 안전보장 저출산, 고령화 같은 공통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양측은 글로벌 경제 정세가 복잡해질수록 양국의 경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허 회장은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공유하는 나라”라며 “경제구조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중심의 개방경제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 관계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협력할 여지가 많은 사이”라며 “일본 기업의 신중함과 한국 기업의 민첩함이 합쳐지면 세계 최강의 조합이 될 수 있다고도 한다”고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도 “일본과 한국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고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은 지금 서로 없어서는 안될 파트너 국가지만 최근 몇년간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글로벌 경제가 어려울수록 새로운 주요 과제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양국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상호 교류가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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