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4월 12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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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마진거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단 검거. 118억 '꿀꺽'

[앵커]
두 나라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아 차익을 얻는 환차익 거래를 내세운 불법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118억 원에 이르는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범죄수익으론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자]
이달 초, 인천의 오피스텔 주차장.

수사관들이 고급 외제 차 안을 살피며 물건을 하나둘 꺼냅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혐의를 받는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김 모 씨 등 일당 3명의 승용차 압수 수색을 벌이는 모습입니다.

김 씨 등은 두 나라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아 환차익을 얻는 거래, 이른바 'FX 마진거래'를 홍보하며 불법 사이버 도박장을 운영해왔습니다.

환율등락에 돈을 걸게 한 뒤 이기면 수수료 13%를 제외한 베팅 금액의 1.8배를 가져가게 하고 틀리면 한 푼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베팅 시간은 1분에서 5분으로 짧았습니다.

김 씨 등이 1년여 동안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광고를 올려 모집한 회원은 만여 명.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돈은 118억 원에 이릅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고가의 수입차를 몰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남아있는 자산 40억 원어치에 대해 몰수보전 신청했습니다.

[김성택 /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 오피스텔 등 부동산과 고급 외제 차 리스 보증금, 가상자산 거래소에 들어간 돈이 확인돼서 거기에 대해 몰수보전 신청했습니다.]

1년에 1975억 몰렸다…'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피의자가 운행한 차량(왼쪽)과 안방 금고에 있던 현금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정상적인 FX마진거래 사이트처럼 속이고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 FX마진거래 사이트 운영해 118억 챙긴 20대 2명 구속

경찰이 적발한 불법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이 적발한 불법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사설 외환 차익거래 사이트를 운영해 부당이득 118억원을 챙긴 혐의(도박공간개설 등)로 20대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월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를 만든 뒤 올해 2월까지 1년 넘게 해당 사이트를 운영해왔다. 그동안 회원 1만1000여명으로부터 1975억원을 받아 수수료 118억여원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거래다. 예를 들어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달러를 사는 동시에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엔화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특정 해외 통화의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득한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거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A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 사이트였다. 이들은 회원들이 1~5분 정도 짧은 시간 내 환율 등락에 돈을 걸도록 했다. 맞추면 수수료 13%를 뺀 뒤 투자금의 1.87배를 지급했다. 틀리면 한 푼도 주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우연에 기대어 재물을 걸고 내기를 하는 거다. 일종의 홀짝 게임과 비슷한 도박 행위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말했다.

“수개월 내 회원 1만 명 유치”

피의자 휴대전화에 회원들로부터 입금받은 베팅금 내역을 확인하는 장면.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A씨 등 3명은 모두 20대 후반이라고 한다. 유사 전과가 1건 이상씩 있는데, 이들은 다른 사설 FX마진거래 사이트에서 지점장 등을 하다가 서로 알게 된 사이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문제가 된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본사-총판-지사-지점 구조를 갖추고,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유튜브·블로그로 홍보하는 등 다단계식 운영을 해왔다”며 “FX마진거래 사이트가 쉽고 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돈벌이 수단인 것처럼 광고해 수개월 내 1만 명 넘는 회원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 일당은 벌어들인 돈으로 롤스로이스·람보르기니 등 고가의 수입차를 끄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경찰은 이들이 가진 수입차와 부동산 등 40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기소 전 몰수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확정판결을 받기 전 몰수 대상인 불법 수익 재산을 맘대로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법원 처분을 뜻한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2019년 5월부터 현재까지 A씨 등이 운영한 사이트 등 불법 FX마진거래 사이트 5곳을 적발했다. 이들은 “합법 투자, 간편한 투자”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회원을 모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사이트 범행 규모를 합하면 가입 회원 16만여 명, 입금액은 1조 3000억원이다. 사이트 운영자 등 적발된 사람 238명 가운데 5명이 구속됐다. 이들의 범죄수익은 1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박과 투자는 달라요…‘파인’ 확인해야

금융감독원의 '파인'(fine.fss.or.kr)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금융당국의 인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파인 캡처

금융감독원의 '파인'(fine.fss.or.kr)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에서 금융당국의 인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파인 캡처

경찰은 “도박과 투자를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달러 강세가 예상된다는 뉴스 등을 접한 뒤 잘 알아보지도 않고 FX마진거래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금융당국 인가 없이 단기간 환율을 예측해 돈을 거는 방식의 거래는 “일종의 게임 혹은 도박에 불과하다”고 판결했다.

김성택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금융상품에 투자할 때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받은 정상업체인지를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5분 이하 짧은 시간 안에 방향성을 맞추고 손익을 정산하는 유형은 십중팔구 도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email protected]

(데일리대구경북뉴스=황지현 기자)‘FX마진거래’와 ‘가상자산 투자’를 빙자한 도박사이트 3개를 운영해 온 일당이 검거됐다.

경상북도경찰청(청장 이영상)은 2020년 4월경부터 2021년 2월 말경까지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두고 ‘FX○○○’라는 FX마진거래 사이트와 ‘아○○, 엑스○○’이라는 가상자산 투자 사이트 등 총 3개의 사설 사이트를 개설한 후

회원모집책(일명 ‘총판’)을 통해 모집한 12,600여 명의 회원들에게 외화 환율 변동 및 가상자산 등락에 베팅하게 하는 방식으로 180억원대의 도박공간을 개설하여 25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사이트 운영자 A(28세, 남) 등 4명, 회원모집책 2명, 사이트 제작자 3명 등 총 17명을 검거하고, 피의자들 소유의 부동산·차량 등 총 12억원의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을 신청하여 범죄수익 환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년 6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방송플랫폼을 이용해 FX마진거래 이용자를 모집하여 도박을 하게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후, 계좌분석, IP추적 등 끈질긴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을 검거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FX○○○’사이트에서 회원들에게 사이트에 게시된 영국 파운드화(GBP)/호주 달러화(AUD) 등의 외화 환율차트를 이용해 5분 이내의 단시간에 환율등락에 돈을 걸도록 한 후, 맞추면 수수료 12%를 공제한 후 투자금액의 1.88배를 지급하고 틀리면 피의자들이 모두 취득하는 방법으로 87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개장하고

다른 2개의 사이트에서는 미국 달러화 기준 가상자산의 등락에 돈을 걸도록 한 후, 승패에 상관없이 수수료 8%를 공제한 후 맞추면 1.84배를 지급하고 틀리면 피의자들이 모두 취득하는 방법으로 93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개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사이버범죄수사대장 경정 오금식)는 ‘최근 FX마진거래나 선물거래,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가상자산 등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말로 시민들을 유혹하여 불법 사설도박에 끌어들여 큰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많다면서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춤추는 환율에…FX마진거래 또 꿈틀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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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환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올해 초에 비해 급감했던 FX마진 거래(외환 차익 거래)가 다시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국내 FX마진 거래 대금은 66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로 나타났다. 지난 7~10월 5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FX마진 거래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FX마진 거래는 두 나라의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아 환차익을 남기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최대 10배까지 차입(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통한다. 보통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거래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달엔 미국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달러 인덱스가 94대에서 91대까지 내려가는 등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던 지난 3~4월에 비해선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수준이다. 당시에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환차익 거래가 급증했다. 최근 거래액은 지난 3월(219억 달러)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FX마진 1년에 1975억 몰렸다… 개미무덤 된 불법 FX마진거래 수법 | 중앙일보 거래 규모가 올해 봄에 비해 급감한 것은 ‘불법’ 이미지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설 중개업체 때문이다. FX마진 거래를 이용하려면 개시 증거금 1만 달러(약 1,100만 원)가 필요하다. 이에 일반 투자자로부터 소액의 증거금을 모아 증권사에 증거금을 대신 납부해주는 ‘FX렌트’가 성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돈을 받은 뒤 실제 외환 거래는 하지 않고 도박 사이트처럼 운영하는 등 불법 사례가 나타나면서 논란이 됐다. 금융당국에선 FX렌트가 FX마진 거래 급증과 연관이 크다고 보고 지난 7월 초 사설 FX마진 거래를 집중 점검 대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증권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도 FX마진 거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 가령 KB증권은 지난 8월부터 FX마진 거래를 위한 신규 계좌 개설과 진입 주문을 금지했다. 당시 KB증권 측은 “투자 위험도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통해 고객 보호 차원에서 거래 업무를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FX마진 거래 중단 여부를 두고 고민이 크다는 후문도 나온다. 한 개인 투자자는 “최근 가상화폐나 주식 등을 통해서도 큰 차익을 남기는 사례가 많은데 구태여 FX마진 거래에 손을 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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